퇴사한 지 벌써 10일 정도가 지났다.
그때 다짐했던 하루 일과표는... 아직도 잘 지키기 어렵다.
노력은 하고 있지만, 역시 습관을 만드는 건 쉽지 않다.
오늘은 그동안 얘기했던 재봉틀 구매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재봉틀을 사기로 마음먹은 이유
재봉틀을 사게 된 이유는 언젠가 사업을 해보고 싶다는 마음 때문이기도 하고,
일단 취미로라도 시작해보자는 생각이었다.
직접 뭔가를 만들어 판매하는 게 좋을 것 같았고,
그 첫걸음이 재봉틀이었다.
춘천의 두 가게
내가 사는 춘천에는 미싱 가게가 두 군데 있다.
사실 인터넷으로 사도 되지만, 초보라 상담이 필요해서 직접 찾아가 보기로 했다.
첫 번째 가게
아무 계획 없이 찾아가 문을 열며 말했다.
"안녕하세요? 재봉틀 구매하고 싶어서 왔습니다."
사장님이 물으셨다.
"어떤 거 만드시려고 하세요?"
"에코백 만들어 보려고요."
그러자 사장님이 바로 물으셨다.
"샘플 있어요? 샘플 있으면 맞춰서 추천해 드릴 수 있는데."
나는 준비가 안 되어 있었다.
"아.. 샘플은 없는데요..."
사장님은 가정용보다는 공업용을 추천하면서 설명해주셨다.
"공업용은 새 거는 100만 원 넘고, 중고는 30만 원대에요."
잠깐의 정적... 그리고 사장님은
"다음에 가방 샘플이라도 가져와 보세요. 아무거나 팔았다가 못 쓰면 안 되니까."
그 말이 이상하게 믿음이 갔다.
무조건 팔려는 게 아니라 진심으로 조언해주는 느낌.
그래서
"다음에 샘플 가지고 다시 올게요."
라고 말하고 나왔다.
두 번째 가게
차에 타면서 '이곳에서 사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래도 다른 가게도 한 번은 봐야겠다 싶어서 두 번째 가게로 향했다.
만약 주차가 어렵다면 그냥 지나가려고 했는데, 다행히 주차 공간이 있어서 들어갔다.
가게 안에는 여러 대의 재봉틀이 있었고,
여기서도 똑같이
"에코백 만들고 싶어서요."
라고 말했다.
사장님은 공업용 재봉틀을 추천하며 시연도 해주셨다.
여러 번 접은 두꺼운 천도 거뜬히 박음질하는 모습을 보며 감탄했다.
"중고도 있어요. 30만 원입니다."
그리고
"설치도 해드리고, 사용법도 알려드릴게요."
라는 말에 혹했고,
"테이블 포함이에요?"
"네, 다 해서 30이에요."
결국 혼잣말로 '30만 원...' 중얼거리다
바로 구매 결정.
사장님은 안 쓰는 실과 소품도 몇 가지 챙겨주시겠다고 했다.
재봉틀 도착
다음날, 사장님이 직접 배달 오셨다.
하지만... 엘리베이터 없는 3층 주택.
함께 재봉틀을 들고 올라가는데 정말 죽는 줄 알았다.
너무 죄송해서 사장님께 생수 한 병 드렸고,
설치와 사용법을 자세히 설명해주셨다.
그리고 사장님은 돌아가셨고, 나 혼자 첫 사용 시도.
사용 후기
결론: 어렵다.
하지만 뭐든 처음이 어렵지 않나.
그래서 요즘 계속 연습 중이다.
마무리
이렇게 내 첫 재봉틀이 생겼고,
어떻게든 익숙해져서 뭔가 만들어보고 싶다.
지금은 하루 일과표도, 재봉틀도, 다 서툴지만
조금씩 나아지는 내 모습을 기록해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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